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왜 우리는 35년 동안 기록을 안 했나
회사에 들어와 가장 먼저 한 일은 지난 현장의 자료를 찾는 것이었다. 그런데 거의 없었다. 35년 동안 한 손이 지은 집들에는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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회사에 들어와 가장 먼저 한 일은 지난 현장의 자료를 찾는 것이었다. 그런데 거의 없었다. 35년 동안 한 손이 지은 집들에는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았다.
건축을 보며 자란 아이가, 1991년 혼자 첫 현장을 시작했다. 개포동 48평, 외워 간 견적, 세 번 칠한 거실 — 아버지의 첫 장면을 아들이 적는다.
아버지의 첫 현장이 1991년이라면, 나의 첫 현장은 2024년이었다. 디자인을 하던 내가 처음 현장에 섰을 때, 그곳은 내가 알던 세계가 아니었다.
손잡이 하나를 고르는 데에도 기준이 있다. 35년이 만든 것은 큰 결정이 아니라, 매일 손에 닿는 작은 선택들이다.
강이 보이는 안방 발코니 하나를 두고, 아들의 눈과 아버지의 손이 만났다. 한 사람이면 놓쳤을 것을, 두 관점이 잡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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